대구 노무사가 해석하는 출퇴근재해 승소 사례: 경로 일탈도 산재 인정받는 방법
- sslabor4
- 9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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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노무사가 해석하는 출퇴근재해 승소 사례: 경로 일탈도 산재 인정받는 방법
출퇴근 중 우회, 언제까지 산재 보호받을 수 있을까?
대구에서 노무사 업무를 하면서 가장 복잡한 사안 중 하나가 바로 출퇴근 중 경로 일탈 사고입니다. 근로자들은 "잠깐만 들렀는데 왜 산재가 안 되느냐"고 하고, 보험공단은 "출퇴근 경로를 벗어났으니 안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 판례를 보면 경로를 일탈했어도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실제 승소 사례를 통해 그 기준을 분석해보겠습니다.

아이돌보미의 특수한 근무환경과 생활패턴
이 사건의 청구인은 건강가정지원센터 소속 아이돌보미로 근무했습니다. 하루에 두 차례 서비스 이용 가정을 방문하여 오전 8시12시, 오후 5시10시에 아이돌보미 업무를 수행하는 특수한 근무형태였습니다. 2019년 10월 25일, 마침 남편의 환갑 생일로 친정에서 일본 여행경비를 지원해주어 다음날 여행을 떠날 예정이었습니다.
해외여행이 처음인 청구인은 지인들로부터 일본에서는 110v 콘센트가 필수라는 조언을 받고, 오전 업무 종료 후 귀가하는 길에 지하철역 상가에서 멀티어댑터와 우비를 구매했습니다. 물품 구매 후 집으로 돌아가던 중 세무서 사거리 근처에서 넘어져 우측 하퇴 경골 및 비골 개방성 골절이라는 중상을 입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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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의 1차 불승인과 그 논리
근로복지공단은 처음에 이 사고를 출퇴근재해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불승인 사유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일반적인 출퇴근 경로에서 벗어난 장소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입니다. 청구인이 근무지에서 자택으로 바로 가지 않고 지하철역 상가를 들렀다는 것이었습니다. 둘째, 일탈 목적이 산재보험법 시행령에서 정한 일상용품 구매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이었습니다.
특히 여행용품 구매는 필수적인 생활용품이 아닌 선택적 소비행위로 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은 너무 경직된 해석이었고, 심사위원회는 다른 결론을 내렸습니다. 현실적으로 근로자의 생활패턴과 구매의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심사위원회의 역전 판단과 그 근거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는 이 사건을 출퇴근재해로 인정했습니다.
핵심 판단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청구인의 특수한 근무 패턴을 고려했습니다. 오후에 다시 출근하면 밤 10시가 되어야 퇴근하기 때문에 필요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시간이 오전 근무 후 퇴근 시간뿐이었다는 점입니다.
둘째, 구매 장소와 소요 시간의 합리성을 인정했습니다. 지하철역 상가는 통상 출퇴근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물품 구매에 소요된 시간도 과도하지 않았습니다.
셋째, 여행용품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생활에 필요한 물품으로 판단했습니다. 콘센트 어댑터나 우비는 여행지에서의 기본적인 생활을 위해 필요한 물품이라는 것입니다.

일상생활 필요행위의 확장 해석
이 판례에서 주목할 점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에 대한 해석의 변화입니다. 과거에는 식료품, 생필품 등 당장의 생활에 필수적인 물품 구매만 인정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례는 여행이라는 특별한 상황에서의 필수품 구매도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물품의 성격만이 아니라 구매의 필요성, 시급성, 대안의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는 점입니다. 청구인의 경우 근무 패턴상 다른 시간에 구매할 기회가 없었고, 다음날 여행을 떠나야 하는 시급한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구매한 물품들이 여행지에서의 기본적인 생활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았습니다.

대구 지역 근로자를 위한 전략적 대응 방안
대구 지역 근로자들이 이와 유사한 상황에서 산재를 신청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제시해보겠습니다.
우선 일탈의 목적과 필요성을 명확히 입증해야 합니다.
단순한 개인 취향이나 편의가 아니라 생활상 불가피한 필요에 의한 것임을 보여줘야 합니다. 특히 해당 시간이 아니면 구매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일탈 경로와 시간의 합리성을 입증해야 합니다. 지나치게 멀리 돌아가거나 오랜 시간을 소요하지 않았음을 보여줘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지도나 교통카드 사용내역 등으로 이동 경로를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구매한 물품이 실제로 필요했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영수증, 사용 내역, 관련 계획서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출퇴근재해 예방을 위한 노무사의 조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고 예방입니다. 출퇴근 중 경로를 일탈할 때는 평소보다 더욱 주의깊게 행동해야 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서는 보행 시 특별히 조심하고, 급하더라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합니다. 또한 야간이나 날씨가 좋지 않을 때는 가능한 일탈을 피하고 다른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만약 사고가 발생했다면 현장에서부터 정확한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사고 경위, 일탈 목적, 구매한 물품 등을 상세히 기록하고, 가능하다면 목격자 진술이나 CCTV 등의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산재 신청 시에는 해당 일탈이 왜 필요했는지, 왜 그 시간에 해야 했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A
퇴근길에 마트에서 장보다가 다친 경우 산재 인정이 가능한가요? A: 일상 생활용품이나 식료품 구매는 생활에 필요한 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 과도한 일탈이나 장시간 쇼핑은 제외될 수 있습니다.
병원 진료 후 집으로 가다가 사고가 나면 어떻게 되나요? A: 질병 치료를 위한 병원 방문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로 인정됩니다. 진료 후 직접 귀가하던 중 사고라면 출퇴근재해로 볼 수 있습니다.
동료와 저녁 식사 후 집으로 가다가 다친 경우는 어떻게 되나요? A: 사적인 모임이라면 출퇴근재해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다만 회사 공식 행사나 업무 관련 모임이라면 다르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ATM에서 돈을 찾다가 넘어진 경우 산재가 될 수 있나요? A: 급여 인출이나 공과금 납부 등 일상적인 금융 업무는 생활에 필요한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통상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면 인정 가능합니다.
일탈 후 다시 출퇴근 경로로 돌아와야 보호받을 수 있나요? A: 네, 일탈 목적을 달성한 후 합리적인 경로로 복귀하는 중에 사고가 발생해야 출퇴근재해로 인정됩니다. 복귀 의사 없이 계속 다른 곳으로 가다가 사고가 나면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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